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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봄 제철 음식 추천 ~ 멜국, 고사리 육개장, 청보리 비빔밥

by 제주늘보 202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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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가고 봄기운이 완연한 제주에서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식탁 위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제주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는 봄 제철음식들은 겨울을 이겨낸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귀한 밥상이 됩니다. 오늘은 제주의 대표적인 봄 제철음식 세 가지를 자세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제주도 봄 제철 음식 추천 ~ 멜국
제주도 봄 제철 음식 추천 ~ 멜국

1. 봄 바다의 진미, 멜국(멸칫국)

 

제주 바다에서 봄이 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는 것은 바로 멜(멸치)입니다. 3월부터 5월까지 제주 연안에서 잡히는 봄멜은 살이 통통하고 맛이 고소하기로 유명합니다. 산란기를 맞아 살이 오르고 통통해진 이 봄멜로 끓이는 멜국은 제주 사람들이 손꼽는 봄철 보양식입니다. 멜국은 만드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싱싱한 생멸치를 손질한 후 애기배추(얼갈이배추)를 넣고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됩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과정 속에 담긴 맛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멜국은 맑고 투명한 국물에 비린내가 전혀 없고, 멸치의 진한 감칠맛과 배추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유의 깊은 맛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멜국에는 칼슘이 풍부하고 단백질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 봄철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제주 할머니들은 멜국을 끓일 때 미역이나 시금치를 넣어 영양가를 한층 높이기도 합니다.

2. 봄 산나물의 향연, 고사리육개장

제주의 봄날이면 한라산 자락에서 자란 고사리를 채취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채취한 고사리로 만드는 고사리육개장은 제주의 봄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입니다. 일반적인 육개장과 다른 점은 고사리의 양이 훨씬 많고 메밀가루가 들어가서 걸쭉합니다. 제주 고사리는 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좋아 육개장의 주재료로 손색이 없습니다. 제주 고사리육개장은 봄철에 채취해 말린 제주 고사리와 제주 흑돼지, 제주 땅에서 재배한 메밀을 이용해서 만듭니다. 푹 삶은 고사리와 흑돼지는 으깨고 찢은 후 돼지육수를 부어 다시 끓이면서 메밀가루를 넣어 끓여줍니다. 고사리육개장을 만들 때는 불린 고사리를 충분히 삶아 아린 맛을 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파, 마늘, 고춧가루 등 갖은양념을 넣고 끓이면 고사리의 향과 육수의 감칠맛이 어우러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사리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어 봄철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3. 봄날의 생기, 청보리비빔밥

제주의 봄 들판을 수놓는 청보리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식재료로써도 큰 가치를 지닙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제주 가파도에선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열립니다. 특히 가파도 청보리 품종인 향맥은 다른 지역 보리보다 2배 이상 자라는 제주의 향토 품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높고 푸르게 자라나 해마다 봄이 되면 18만여 평의 청보리밭 위로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장관을 이룹니다. 논농사가 잘 안 되는 제주도에서 청보리는 과거 봄철에 서민들에게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었습니다. 식이섬유소가 쌀에 비해 약 다섯 배나 높아 지금은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 식재료로 인기가 높다. 청보리에는 클로로필이 풍부하여 해독과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며, 식이섬유가 많아 장 건강에도 좋습니다.

 

이처럼 제주의 봄 제철음식들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바다에서 나는 멜, 산에서 자라는 고사리, 들판의 청보리까지, 제주의 자연이 만들어내는 식재료들은 건강과 맛을 모두 잡은 최고의 봄철 음식이 됩니다. 특히 이런 제철음식들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서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멜국을 끓이고, 이웃들과 함께 고사리를 뜯으러 가고, 청보리밭을 걸으며 봄의 기운을 느끼는 것은 제주 사람들의 오랜 생활방식이었습니다. 이제 다가올 제주의 봄에 제철음식을 맛보며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입안 가득 퍼지는 봄의 맛과 함께 제주의 봄을 더욱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